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이 생쥐 수정란에 ‘DNA 타자기’라는 기록 장치를 넣어, 첫 분열부터 13.5일째까지 세포 128만 개의 족보를 그렸어요. 세포가 자기 DNA에 분열 기록을 차례로 적는 원리와, 첫 두 세포·세포의 진로 결정에 대해 무엇이 밝혀졌는지 논문과 연구기관 발표로 정리했어요.
과학 상식 · 발생생물학 · 세포 족보

우리 몸은 수정란 세포 하나에서 시작해요. 그 하나가 둘, 넷, 여덟으로 나뉘다가 어느 순간 피가 되고, 눈이 되고, 피부가 되죠.
그런데 지금 내 팔에 있는 피부 세포는 처음 두 세포 가운데 어느 쪽 자손일까요? 세포는 말을 못 하니 물어볼 수도 없어요.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진이 이 질문에 답하려고 세포가 스스로 자기 족보를 DNA에 적게 만들었어요. 2026년 10월 8일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와 연구기관 발표 자료, 논문 사전 공개본을 읽고 정리했어요.
CHAPTER 1
🪱 예쁜꼬마선충은 족보가 이미 있어요
세포 족보를 처음 끝까지 그린 동물은 작은 선충인 예쁜꼬마선충이에요. 논문에 따르면 1970년대와 1980년대 초 존 설스턴 연구진이 현미경으로 세포 분열을 하나하나 지켜보며 그렸어요.

이게 가능했던 데는 이유가 있어요. 몸이 투명해서 세포가 눈에 보이고, 다 자란 암수한몸 개체의 체세포가 1,000개도 안 되거든요. 게다가 어느 개체든 분열 순서가 똑같아서, 한 마리에서 본 걸 다른 마리에 그대로 이어 붙일 수 있었죠.
연구진은 그 뒤 40년이 넘도록 다른 모델 동물에서는 이에 견줄 만한 족보를 만들지 못했다고 적었어요.
CHAPTER 2
🔭 생쥐와 사람은 왜 훨씬 어려울까요
포유류는 선충과 거의 정반대예요. 몸속이 불투명해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어요. 세포 수도 차원이 달라서, 논문은 다 자란 생쥐에 핵이 있는 세포가 수십억 개, 사람은 수조 개라고 적었어요.
분열 순서도 개체마다 달라요. 세포의 운명이 족보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주변 세포가 보내는 신호에도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지금까지는 주로 특정 날짜의 배아를 해체해 세포 상태를 찍는 방법을 썼어요. 사진 한 장으로는 그 세포가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죠. 여러 배아의 사진을 이어 붙여 추측해야 했고요.
CHAPTER 3
⌨️ DNA에 글자를 차례로 찍는 타자기
DNA 타자기는 워싱턴대 제이 셴두어 교수와 지금은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 있는 최준홍 박사가 만든 기술이에요. 세포 안에 빈 기록 테이프 역할을 하는 DNA 조각을 심어 두고, 거기에 짧은 글자를 하나씩 써 넣어요.
논문 사전 공개본에 따르면 이번 테이프는 14개 염기짜리 칸 6개로 이뤄져 있어요. ‘프라임 편집’이라는 유전자 편집 도구가 맨 앞 빈칸에 짧은 표시를 새기면, 바로 다음 칸이 새로 쓸 자리가 돼요. 그래서 표시가 반드시 순서대로 쌓여요.
표시는 DNA에 새겨지니 세포가 나뉠 때 딸세포에게 그대로 복사돼요. 나중에 세포마다 테이프를 읽어서 같은 표시를 가진 세포끼리 묶으면, 누가 누구의 친척인지 거꾸로 따라 올라갈 수 있어요.
진짜 타자기를 떠올려 보세요. 다만 종이 대신 세포 자신의 DNA에 글자를 찍어요. 세포가 나뉠 때마다 다음 빈 줄에 새 글자를 하나 찍는데, 늘 순서대로이고 이미 쓴 것을 덮어쓰지 않아요.
“Think of it like an actual typewriter, except it types onto a cell's own DNA instead of paper. Every time a cell divides, it strikes one new character onto the next blank line — always in order, never overwriting what's already there.”
CHAPTER 4
✂️ DNA를 자르던 예전 방식과 무엇이 다를까요
세포에 표시를 남기는 아이디어 자체는 2016년 무렵부터 여러 연구팀이 시도했어요. 초기에는 유전자 가위로 DNA를 끊고, 세포가 끊긴 곳을 엉성하게 이어 붙이며 생기는 흉터를 표시로 썼어요.
문제는 흉터를 만드는 과정이 거칠다는 거예요. 워싱턴대 발표에 따르면 이 방식은 세포에 부담을 주고, 먼저 남긴 기록을 지우기도 해요. 기록할 자리도 금방 동나고, 표시가 순서 없이 생겨서 시간 순서는 나중에 추측해야 했어요.
DNA 타자기는 DNA를 완전히 끊지 않고 글자를 써요. 그리고 순서대로만 쓰니 기록 자체가 시간표 역할을 해요. 연필로 칸을 하나씩 채우는 일기장과, 아무 데나 낙서하는 메모지의 차이와 비슷해요.
| 항목 | 가위로 자르는 예전 방식 | DNA 타자기 |
|---|---|---|
| DNA를 다루는 방법 | 끊어서 흉터를 남겨요 | 완전히 끊지 않고 짧은 글자를 써요 |
| 먼저 쓴 기록 | 지워지는 경우가 많아요 | 덮어쓰지 않고 남아요 |
| 기록할 자리 | 빨리 바닥나요 | 비교적 꾸준히 기록해요 |
| 시간 순서 | 정해진 순서가 없어 나중에 추측해요 | 엄격하게 순서대로 써요 |
CHAPTER 5
🔬 수정란 100개에서 고른 3번 배아
연구진은 수정란 100개에 DNA 타자기를 넣었어요. 논문 사전 공개본에 따르면 그중 78개를 대리모 생쥐 세 마리에게 옮겼고, 13.5일째에 배아 10개를 분석했어요.
기록이 가장 잘된 건 3번 배아였어요. 워싱턴대 발표는 이 배아에서 기록 장치가 확실히 켜져 가장 풍부한 기록이 쌓였다고 설명해요. 그래서 분석은 이 배아 하나에 집중됐어요.
앨런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연구진은 세포핵 158만 개의 표시를 읽었고, 그 가운데 128만 개로 시간 정보가 붙은 족보를 만들었어요. 2주 된 생쥐 배아 세포의 약 10%에 해당하고, 포유류에서 만든 족보로는 단연 가장 크대요.
앨런연구소는 2주 된 생쥐 배아 세포의 약 10%에 해당하며, 지금까지 포유류에서 만든 세포 족보 중 가장 크다고 밝혔어요.
출처: alleninstitute.orgCHAPTER 6
👯 첫 두 세포는 똑같은 몫을 했을까요
가장 놀라운 장면은 맨 처음에 나왔어요. 수정란이 처음 둘로 나뉜 직후 기록 장치가 유난히 활발하게 표시를 남겨서, 두 세포가 서로 다른 표시를 갖게 됐어요.
덕분에 연구진은 분석한 세포 거의 전부를 처음 두 세포 중 한쪽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었어요. 앨런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두 세포가 배아에 남긴 자손 수는 약 57% 대 42%로 차이가 났어요.
그런데 자손이 어떤 세포가 됐는지 보면 두 쪽의 비율이 거의 같았어요. 한쪽이 몸을, 다른 쪽이 머리를 맡는 식의 역할 분담은 없었다는 뜻이에요. 연구진은 이 두 갈래를 같은 실험을 두 번 한 것처럼 써서 모든 결과를 양쪽에서 다시 확인했어요.
CHAPTER 7
🧭 세포는 언제 진로를 정할까요
초기 배아 세포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요. 분열을 거듭하며 점점 갈 수 있는 길이 좁아지고, 결국 신경, 피부, 피, 눈 같은 세포로 굳어지죠.
연구진은 족보의 가지가 언제 갈라지는지 보고 세포 무리마다 진로가 정해진 때를 짚었어요. 워싱턴대 발표에서 연구진은 피 세포와 망막이 비교적 일찍, 피부 바깥층은 눈에 띄게 늦게 진로를 정했다고 말했어요.
즉 세포의 운명은 한꺼번에 정해지지 않아요. 세포 종류마다 자기만의 일정이 있는 셈이에요. 연구진은 이 결과가 수십 년 동안 쌓인 기존 연구와 맞아떨어지는데, 이번에는 생쥐 한 마리 안에서 쟀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어요.
족보 끝에서 바로 옆에 붙은 세포끼리는 같은 종류일 확률도 높았어요. 사전 공개본에 따르면 우연으로 기대되는 것보다 9배쯤 높았어요. 가까운 친척일수록 비슷한 일을 맡는 경향이 있다는 거죠.
CHAPTER 8
💬 제 생각에는, ‘사진’이 ‘일기장’으로 바뀌는 변화예요
💬 제 생각에는 · 개인 의견제 생각에는 이 연구의 핵심은 128만이라는 숫자보다 기록 방식이 바뀌었다는 데 있어요. 지금까지는 배아를 특정 날짜에 찍은 사진 여러 장을 이어 붙였다면, 이번에는 배아가 스스로 쓴 일기장을 펼쳐 읽은 셈이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첫 두 세포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어요. 자손 수는 달랐는데 만든 세포 종류의 비율은 같았다는 건, 몸을 만드는 과정이 꽤 넉넉한 여유를 두고 굴러간다는 느낌을 줘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내 몸의 세포에도 이런 일기장이 있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확인해 보고 싶으세요? 제가 보기에는 이런 지도가 쌓일수록 선천성 질환이 어느 단계에서 어긋나는지 묻는 질문이 훨씬 구체적으로 바뀔 것 같아요.
CHAPTER 9
🧩 아직 남은 한계
우선 생쥐 실험이에요. 연구진도 출생 결함이나 암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하지만, 바로 치료법이 되는 연구는 아니에요.
족보를 그린 배아는 하나뿐이고, 그 배아 세포의 약 10%만 읽었어요. 사전 공개본에 따르면 두 세포기 이후 몇 번의 분열은 표시가 드물어서, 그 구간의 순서와 시점은 훨씬 덜 확실해요.
그래도 데이터는 열려 있어요. 연구진은 족보를 공개하고 누구나 둘러볼 수 있는 ‘넥스트셀(NextCell)’이라는 웹 브라우저도 내놨어요. 앨런연구소는 이 기술을 암세포가 퍼지는 과정이나 노화 연구에도 쓸 수 있다고 봐요.
숫자로 보기
한눈에 보는 흐름
- 1970년대~1980년대 초존 설스턴 연구진, 현미경 관찰로 예쁜꼬마선충의 세포 족보 완성
- 2016년 무렵유전자 편집으로 세포 스스로 기록을 남기게 하는 연구 시작
- 2026년 7월생쥐 DNA 타자기 연구 사전 공개본(bioRxiv) 게재
- 2026년 10월 8일사이언스에 논문 게재, 워싱턴대·앨런연구소 발표
궁금한 점
DNA에 글자를 쓰면 세포가 망가지지 않나요?
연구진은 DNA를 완전히 끊지 않고 짧은 표시를 써서, 유전자 가위로 흉터를 내던 방식보다 세포 부담이 적다고 설명해요. 표시는 일부러 만든 기록용 테이프 DNA에만 새겨요.
사람 배아에도 쓸 수 있나요?
이번 연구는 생쥐 수정란에 장치를 넣은 실험이에요. 연구진은 장차 줄기세포를 원하는 세포로 키우는 연구 등에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했지만, 사람에게 쓰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어요.
130만 개, 128만 개 중 어느 숫자가 맞나요?
워싱턴대 발표 부제는 ‘130만 개’, 사이언스 논문 초록과 앨런연구소 발표는 ‘128만 개’라고 적었어요. 이 글은 논문 초록의 128만 개를 따랐어요.
족보 데이터는 누구나 볼 수 있나요?
네. 앨런연구소에 따르면 족보 데이터가 공개돼 있고, 넥스트셀이라는 웹 브라우저에서 누구나 둘러볼 수 있어요.
- DNA Typewriter records cells’ history in early mouse embryo (UW Medicine 보도자료) — UW Medicine Newsroom (확인 2026-10-14)
- From a single cell to 1.2 million: scientists successfully create the largest cellular family tree for a mammal (Allen Institute 보도자료) — Allen Institute (확인 2026-10-14)
- A DNA Typewriter records the cell lineage history of a mouse, from zygote to late organogenesis (bioRxiv 사전 공개본) — bioRxiv (확인 2026-10-14)
- Crossref 서지 정보·초록: doi 10.1126/science.ael0508 (Science, 2026) — Crossref / Science (확인 2026-10-14)
- DNA recording system reveals how a single cell becomes a body — ScienceDaily (확인 2026-10-14)
- 지름 10cm 배양 접시 위에 놓인 임신 13.5일째 생쥐 배아 — Pazit Polak, CC BY 2.0, commons.wikimedia.org (변경 없음(1280px 미리보기 사용))
- 예쁜꼬마선충 암수한몸 성체의 옆모습 해부도. 인두, 장, 생식기관 등이 영어로 표시되어 있다 — KDS444, CC BY-SA 3.0, commons.wikimedia.org (변경 없음(1280px PNG 미리보기 사용))
이 글은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 정리했고, 참고 자료 원문은 2026-10-14 18:19 (KST)에 확인했어요.